파라과이 선교서신 제17신

중남미노회 (Calama, 칠레) 및 선교사 재충전 수련회 참석후기

선교서신파라과이

9/30/20181 min read

들어가는 말

지금 파라과이는 온 누리에 연녹색의 새싹들이 각종 새들과 함께 비발디의 ‘4계’ 중 봄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네 번째 봄을 맞으면서 비로서 ‘아! 봄이구나!’를 온몸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이번 제17신에서는 파라과이장로교신학교 1학년에 정식으로 등록하여서 다시 신학공부를 시작하면서 느끼는 감회들, 처음으로 미주한인예수교장로회, 제41회 중남미 노회 [8월 28일(화) – 8월 31일(금), Calama, Chile] 참석한 후에 노회식구들과 칠레 북쪽, Los Flamencos National Reserve를 둘러본 후의 뭉클한 감동들, 그리고 매 2년마다 인접국 아르헨티나에서 개최되는 제5회 남미선교사 재충천 수련회 [9월 3일(화) – 9월 6일(목)]에 아내와 참석하며 그야말로 ‘재충전의 새로운 헌신’을 다짐하며 결단하였던 뒷이야기 등을 이번 17호서신 광주리에 올려보았습니다.

새롭게 1학년 신학공부를 공부하며… ‘평생학습자의 즐거움’을 누리다

참 제자도(discipleship)의 첫번째 요건은 끊임없이 배우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일찍이 “수고한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 게로 오라 … 내게 배우라” (마11:28, 29)하셨습니다. 요약하면, ‘Come to ME, and Learn from ME’입니다. 예수님은 모든 수고하고 무거운 짐을 진 인생들에게 지금도 현재형으로 초청하고 계십니다. 필자는 뭔가를 도전하고 배우는 것을 무척 좋아합니다. 곧 70을 바라보는 나이인 데도 여전히 호기심으로 충만합니다.

스페인어 공부를 시작한지 3년이나 되었지만 아직도 가장 기본적인 대화도 제대로 못하고 있음을 솔직히 고백합니다. 너무 부끄럽습니다. 그런데도, 스페인어를 배운 지 7개월 째부터 시작한 저의 스페인어 설교에는 갈보리 교회 성도들이 눈물을 흘리면서 은혜를 받습니다. 아직도 그 이유를 잘 알지 못합니다. 단 하나님께서 손해를 보지 않으시기 위해서 스페인어에 우둔한 저의 연약한 입술까지도 강권적으로 사용하심이 분명합니다 (고전1:27).

그래서 스페인어 실력을 향상시키려고 이번 학기부터 파라과이 장로교 신학교에 정식 청강생(estudiante)으로 등록했습니다. 저는 총신 신대원에서 32년 전에 공부할 때에도, 공교롭게도 1학년을 2번이나 알뜰하게 (?) 공부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제 생애에서 신학교 1학년 공부를 3번째 하는 셈입니다. 한국, 용인 양지에서 이제 신대원 과정을 새로 시작한 작은 아들과 (배홍수 전도사) 같은 학생입니다. 저와 같이 수업을 듣는 동료 신학생들은 저를 격려하고 좋아하지만, 1학년 과목을 담당하는 현지 교수님들이 저의 존재를 상당히 부담스러워하는 것 같습니다. 이미 대부분 다 알고 있는 수업 내용이지만…아직도 50-60% 정도 들리는 것 같습니다. ‘주여! 스페인어가 자연스럽게 들리게 도우시옵소서! 저의 귀를 주님의 송곳으로 뚫어주시옵소서!!’

1,000 년 동안 비 한 방울 오지 않은 광야를 걸으며…

(제41회 중남미노회 (칠레, 깔라마)후 노회원들과 메마른 광야를 여행 후)

‘선교현장에서 무슨 노회모임이 필요로 한가?’ 이런 의심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실상을 알게 되었습니다. 미국에 있는 4,500여 한인교회에게는 중남미가 그리 멀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중남미 각국에 흩어져 있는 한인교회들과 선교지에 세운 교회들을 좀 더 효과적으로 둘러보는 노회와 총회가 꼭 필요로 함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열린 41회 중남미노회는 세계적인 구리광산으로 유명하다는 칠레의 Calama라는 작은 도시에서 열렸습니다.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에서도 다시 비행기로 2시간이나 북쪽으로 날아가야 하는 험난한 사막의 한가운데 생성된 광산 도시입니다.

필자는 사우디 아라비아의 모래 사막에서도 건설회사 근무할 때 살아보았습니다. 그러나, 칠레의 북쪽, 페루와 볼리비아, 아르헨티나와 국경을 연하는 이 지역의 사막은 의외로 뜻 밖이었습니다. 사막중의 사막! 1,000 년 동안 비 한 방울 없는 척박한 땅이었습니다!

그 지역을 둘러본 후에 호텔에 돌아온 후, 30분 만에 다음의 시를 써 보았습니다.

“단 한번 뿐인 인생을!” (재충전 수련회의 주제/개회예배 설교제목)

“일어나 벧엘로 올라가라” (창35:1-5) 주강사: 류응렬 목사님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벧엘한인교회(나호철 목사)는 매 2년마다 중남미에서 사역하는 모든 선교사들을 대상으로 재충전 수련회를 개최하여 오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각국에서 피곤하고 지친 선교사들을 넓고 아늑한 교회의 수련회장으로 초청하여 사랑과 정성으로 섬기는 모습이 얼마나 아름답고 귀하였는지요. (교회사정상 올해는 3년만에 이런 수련회를 개최하였다고 합니다: 교파를 초월하여 참가비를 일절 받지 않으며, 왕복 여비의 50%를 가족이 참석할 때에도 교회에서 아낌없이 지원하고 있습니다.)

필자는 이번에 바쁜 일정 중에도 이번 재충전 수련회에 꼭 참석하고 싶었습니다. 그 이유는 강사로 오시는 류응렬 교수님과 좀더 친밀한 교제를 하고 싶었기 때문! 총신대 신학대학원에 같이 교수로 가르치면서 젊은 설교학 교수로 신학생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었던 류교수님이, 어느날 갑자기 워싱턴 중앙교회의 담임으로 떠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저는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신학생들에게 좀더 강력하고 선한 영향력을 끼치지 않고, 개인적인 목적으로 목회 쪽으로 떠난다고 저는 짐작을 하였던 것입니다. 하지만 이번에 교제를 통해서 그 뒷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지금의 행복은 10년간 교수때의 행복과 비교할 수 없는 기쁨이 있어요’

창세기에서 야곱은 세겜 지역에 10년이나 머물게 됩니다. 그는 벧엘로 바로 올라갔어야 했습니다. 결국 그의 딸 디나의 강간과 형제들의 살인 사건을 당한 후에야… 비로서 ‘일어나 벧엘로 올라가라’(창35:1)는 말씀에 순종하였습니다. 류교수님은 10년간 총신대 신대원의 매학기마다 학생들의 교수강의 평가에서 한해도 빠짐없이 최우수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그는 현재의 워싱턴 중앙장로교회 목회로 부름 받음에 순종하게 된 이후에 지난 7년간은 참으로 행복한 시간을 갖고 있다고 고백하였습니다.

저도 솔직히 한국에서 긴 안식년 기간동안…총신대 신학대학원(양지)와 선교대학원(사당동)의 매 학기 강의를 비롯해서 여러 신학대학교에 열심히 선교학을 가르치며, 주말에는 현역 대대급 교회의 담임목사로서 섬기는 6-7년의 기간동안 열심히 살았습니다. 그러나 큰 만족은 없었습니다. 뒤돌아보니, 그곳은 저의 ‘세겜’ 이었습니다.

하나님이 보내신 땅, 하나님이 부르신 이곳, 파라과이가 바로 ‘나의 벧엘’이 분명합니다. 이곳 아순시온의 저의 전셋집에서 매일 새벽을 깨우며(5시) 주님과 동거/동행/동역 (3동)하는 기쁨과 감사를 날마다 누리니 이 얼마나 행복한지요! 할렐루야 할렐루야!

파라과이 아순시온에서

배안호.박옥산 선교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