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과이 선교서신 제1신

두 번 맞는 2015년의 봄

선교서신파라과이

7/2/20151 min read

두번 맞은 2015년의 찬란한 봄

6년여 간 살던 용인시 동백지구의 살림살이를 아내와 정리하는 중에 새 봄이 오고 있었다. 안식년 이후 불과 몇 년 사이에 모아진 2천여 권의 자료와 책들, 옷가지, 살림도구를 모두 정리해야만 했다. 선교지로 들고 갈 가방 2개씩만 남기고, ‘까치집을 헐듯이’ 임대아파트를 비우고 주택공사(LH)에 반납하는 작업은 결코 쉽지 않았다. 아내는 먼저 미국 큰 아들의 둘째 손자의 출산 예정일에 맞추어서 4월7일 아파트를 반납하는 날 출국하였다. 그때부터 한국에는 내 이름으로 된 거처, 곧 ‘머리 둘 곳이 없는 자’가 된 것이다.

일산 작은 아들 집에서의 3주

출국하기까지 어린 두 손자와 함께 예쁜 추억 만들기를 압축적으로 해야 할 시간이다. 앞으로 수년간은 다시 못 볼 조국의 봄이 한창 점점 무르익고 있었다. 말 배우기 단계의 큰 손자, 낮은 포복을 이제 시작하는 작은 손자와 벚꽃 배경의 사진을 찍어두었다. 운동 좋아하는 조카를 불러내어 만개한 개나리와 벚꽃의 세례 속에 일산

호수공원을 함께 조깅하는 시간도 확보하였다. 월 28일 출국 전날에는 고양국제꽃박람회 전야제 행사가 있었다. 땅 끝 파라과이 선교현장으로 가는 것을 격려하는 환송의 불꽃 축제로 여겨져 눈시울이 붉어졌다. 사건보다 중요한 것은 해석이라고 하는데 이 얼마나 절묘한 주의 격려의 축하 환송연인지! 할렐루야!

미국에서의 한 달

새 봄을 아쉬워하며 큰아들 가족이 있는 미국 뉴헤이븐에 도착하였다. 그런데 이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이미 고국을 떠나면서 찬란한 봄과 이별하였는데...뉴헤이븐 이곳 저곳에는 이제 막 새 봄이 오고 있었다. 기대하지도 못한 두번째 봄을 맞으면서 감격해 하던 어느날 새벽에 하나님은 이렇게 분명히 속삭여 주셨다.

‘사랑하는 종아, 내가 너를 잘 안다. 네가 조국의 봄을 아쉬워하며 눈물짓는 것을 내가 보았다. 앞으로 당분간 이러한 봄은 볼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내가 보너스로 봄을 너에게 주노라. 사랑하는 종아! 맘껏 즐겨라! 그리고 잊지 말거라. 네가 가는 파라과이, 내 백성은 고난이 극심한 민족이다

드디어 아순시온국제공항에 도착

코네티컷 한인교회에서 주일설교 말씀을 전하였다. 선교의 주님은 선교명령을 하시기 전에 분명히 먼저 제자들에게 ‘너희는 내 친구’라고 선언하시며 친구를 위하여 목숨을 버리면 이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고 하셨다. 그리고 말씀대로 죽으셨고 다시 사시면서 나 같은 못나고 게으른 자를 친구로 삼아주셨다. 선교명령 전의 친구되신 주님의 심정이 진하게 느껴졌다. 나를 위해서 죽어주신 친구의 부탁. 친구의 명령! 큰아들의 예일대학교 (물리학박사) 졸업과 건강한 둘째 손자를 안아보는 감사와 기쁨을 뒤로하고 6월 2일 아침 아순시온국제공항에 도착하였다. ‘국제’란 말이 부끄러운 공항. 2002년 동부 아프리카 탄자니아의 다레살렘 국제공항에 첫발을 내렸을 때의 모습과 너무나 흡사하여 놀랐다. 시골의 간이 비행장 같은 모습. 차량 매연과 지저분한 거리의 쓰레기들 등 거의 대다수의 모습은 탄자니아와 거의 엇비슷한 첫인상이다.

세계에서 가장 불행한 역사를 가진 남미의 심장, 파라과이

인구 680만명의 파라과이는 남미에서 축구 잘 하는 작은 나라 정도로 알았다. 그러나 이 나라의 역사를 알면서 ‘아! 이런 불쌍한 나라가 또 있을까?’ 라는 생각에 마음이 저려왔다. 145년 전, 곧 1864년부터 6년간의 ‘3국(브라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동맹전쟁’에서 전국민의 6.7%를 전란으로 잃은 나라. 더구나 남자인구는 90%가 죽고 성인 남자는 28,500명만 남았다. 그러기에 전후 인구를 늘리기 위하여 당국은 급격한 인구 팽창정책으로 남녀의 성윤리는 어떻게 되었을 것인가? 그렇지 않아도 무려 275년이나 스페인의 지배를 받은 로마 카톨릭의 나라였는데.. 오호 통재라 불쌍한 이민족이여!

그러나 이 나라는 엄청난 가능성을 갖고 있음을 아울러 보게 된다. 세계 최대의 수력발전소가 있어 전기를 수출하는 나라, 수자원이 풍부하고 전국토의 80%가 초원으로 농업이 발전한 나라. 하늘이 내리신 자연의 축복을 받은 나라다 이런 할 일 많은 나라에 저희 부부를 보내주심은 무엇을 위함일까? ‘주여, 이런 깊은 역사적인 아픔이 있는 민족 파라과이를 사랑합니다. 더구나 6.25 전쟁 중 태어난 전쟁 세대이기에 이런 민족에게 주님의 사랑의 복음을 온몸으로 증거하며 신실한 제자를 양육하는 사역을 성실하게 감당하길 원합니다. 그리하여 이 땅, 각종 우상숭배와 음습한 로마 카톨릭의 굴레에서 ’찬란한 햇볕의 새봄‘이 이곳에도 도래하여 마음껏 새봄을 노래하며 춤추는 민족이 되게 하소서’ 아멘 아멘.

무엇보다도 그들은 로마 카톨릭의 음습한 어둠에 가려서 이러한 ’찬란한 영혼의 봄날‘이 있는 줄도 모르며 종교의 굴레에 메여있다. 내 백성 저들에게 분명히 이런 ’영혼의 햇빛 되는 나 예수‘를 전하여 해방하여라. 사랑하는 종아, 내가 너를 기뻐하노라. 내가 세상 끝날 까지 확실하게, 항상(’surely & always‘) 너와 함께 할 것이다’